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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 이야기] 미국 법원 판결의 한국 집행

[미주 중앙일보 2023년 4월 12일 중앙경제 12면 전문가기고의 "한국법 이야기"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당사자가 한미 양국에 걸쳐 있는 국제분쟁의 경우 어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지 문제가 된다. 이런 경우 각 나라의 법률, 소송 시스템은 물론 채무자의 재산, 절차참여의 용이성, 변호사 비용과 소요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음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필자는 무엇보다도 “집행의 가능성과 용이함”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막상 상대방의 재산이 남아 있지 않거나 집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면 그 판결은 휴지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행할 재산을 미리 확보하여 가처분이나 가압류를 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국제분쟁의 경우 상대방의 재산을 미리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그 판결을 외국에서 집행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만약 미국 법원에서 소송하였는데 그 미국 법원의 판결을 한국에서 집행해야 한다면(예컨대, 채무자 재산이 한국에도 있는 경우), 그 미국 법원 판결이 한국 민사소송법상 외국판결의 승인요건을 충족한다고 한국 법원이 승인해야 그 집행이 가능하다. 그러한 승인요건은 한국 민사소송법 제217조에서 자세히 정하고 있고, 그에 관한 다수의 한국 대법원 판례가 존재하는데, 가장 많이 다투는 것이 바로 '송달 (Service)'의 적법성 여부이다.


한국 민사소송법은 방어권 보장을 위하여 그 상대방이 외국판결에 참여할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었어야 그 판결을 한국에서 집행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 참여할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었는지 여부는 외국판결 절차상 적법한 송달이 이뤄졌는지에 달렸다고 본다. 예컨대, 한국에 있는 채무자를 상대로 LA 법원에서 소송하는데 그 채무자가 LA 법원에 실제로 출석을 하지 못하였더라도 적법한 송달이 이뤄졌다면 재판에 참여할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 민사소송법에서 공시송달(Service by public notice)이나 이와 비슷한 송달에 의한 것은 적법한 송달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고, 기존 한국 대법원은 해석상 보충송달 (Supplementary service)이나 우편송달(Service by mail)은 적법한 송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적법한 송달의 범위를 매우 좁게 하였다는 점이다. 여기서 보충송달은 당사자를 만나지 못하여 그 직원 또는 동거인 등으로서 사리를 분별할 지능이 있는 사람에게 서류를 교부하는 송달방법을 의미한다. 한국 법원의 판결은 보충송달로 이뤄진 경우에도 집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한국 대법원 판결은 외국판결을 한국에서 집행하는 것이 어렵도록 한국 민사소송법을 엄격하게 해석한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그런데, 2021년 말 한국 대법원은 보충송달에 이뤄진 경우에도 적법한 송달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기존 대법원 해석을 폐기하였다. 이로써 최근에는 미국 법원 절차를 한국에 있는 당사자에게 송달할 때 보충송달로 하여 좀 더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적법한 송달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로써 미국 법원 판결의 한국 집행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송달은 소송을 시작하면서부터 진행되는 절차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에 당사자가 있거나 한국에 있는 재산을 상대로 집행해야 하는 가능성이 있다면, 미국 법원의 소송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부터 향후 한국에서 집행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과 한국에 있는 재산확보와 관련한 면밀한 검토와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러한 국제분쟁의 경우 소송 초기부터 한국 변호사와 협업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문의:(424)218-6562


이진희 K-Law Consulting LA 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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